배설

멋진 생일 하루

여다들 2022. 2. 17. 14:00

 

2월 17일 내 생일

어떻게 2월과 17일 일까

저 세 개의 숫자중 하나도 맘에 안드는게 없네

특히 17

 

여튼 오늘도 아침 7시에 일어났고

명상을 했고

밖에 나오니 엄마가 아침을 준비하고 있어서

낳아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포옹을 했다

사랑한다는 말은 못했네 (이건 왜이렇게 쑥스러울까)

낳아주셔서 감사하다고 하는데 나도 울컥하고

엄마를 보니까 엄마도 눈가가 촉촉했다

부모자식은 어떤 관계이고 어떤게 이상적인 모습일까

사랑하다가도 밉다가도 아주...

아직도 사랑이란게 뭔지 모르겠지만 (연인간이든 가족관이든)

 

내가 좋은거 보고 좋은거 먹을 때 생각나고 같이 하고싶은걸

나는 사랑이라고 정의하기로했다 (2022 ver.사랑의정의_latest)

 

여튼 엄마한테 그렇게 말하고

아빠한테도 낳아주ㅅ...아니 아빠가 낳진 않았지만

탄생하게 해줘서 고맙다고 하고 포옹

아빠는 간혹 짜증스럽지만 기분 좋을때 웃음은 보기 좋다

그리고 난 아빠 성격을 닮았지

 

아빠가 아침 먹길래 괜히 거실 식탁에 나와서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엄마가 김이 펄펄나는 찰시루떡을 자르고 있었다

웬거냐 물으니 내 생일이라고 아침에 배달오게 떡집에서 맞췄다고 했다

누군가 내 생일 아침에 펄펄 김이 나는 떡을 주는 것

넘치게 사랑을 듬뿍 받는 느낌이다

행복한 생일날 아침

 

작년엔 생일주 주말에

수영장이 큰 에어비엔비를 빌려서

친구들이랑 물놀이를 하고

엄청 맛있는 고기를 구워먹었지

나는 정말 사랑받는 사람인가 보다

 

이런 사실을 깊이 느낀 적은 없는데

이젠 내 주위에 좋은 사람이 많고,

날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진정으로 감사하다


오늘로부터 30년 전 나는 태어났지만,

어제는 나보다 1년 먼저 태어난 친구가 세상을 떠났고,

오늘은 우리동네 터줏대감으로 몇 년 살다가 입양된 고양이가 떠났다.

 

삶과 죽음은 서로 스치고

생명은 피고도 지는구나


그동안 30년 잘 보냈다

앞으로의 30년도 잘 지내보자